2018. 4. 26. 14:12ㆍ제주 여행
제주의 겨울여행에서 설경은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다.
특히나 한라산 윗세오름의 설경은 정말 안 보면 후회할 아름다운 풍경이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가 쉽지는 않다.
우선 날자를 잘 선택해야 하는데 눈이 내릴때 가면 멋진 풍경을 만날 수는 있는데 시야가 제한 적이고 해가 뜨는 맑은 날에 가면 시야는 좋은데 눈이 많이 녹아 있다는 것이다.
나는 눈오는 날 가려다가 시야가 제한적일 것 같아 눈 온 다음날로 선택했다.
눈온 다음 날인데도 윗세오름 에 도착하기도 전에 눈길 때문에 차가 통제되어 갈수 없다고 해서 도중에 길옆에 주차하고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보니 앞서 온 차들이 길옆에 잔뜩 주차되어 있었다. 길이 통제되는 바람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거리를 걸어야만 했다. 다음에 올때에는 좀 더 일찌기 와야지 그렇지 않다간 산에 오르지도 못하고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
걸어가면서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택시는 통제된 도로를 손님을 태우고 쌩쌩 달린다. 일반차량은 통제하면서도 택시는 통과시킨다는 것이 이해 하기 힘든 일이다. 택시기사들은 통제구역을 왔다갔다 하면서 돈 벌이를 잘만 하는데 서로 결탁하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택시를 이용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 나는 그냥 걷기로 하였다. 다음에 올때네는 그냥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훨씬 더 유리할 것 같다.
30분 가까이 걸어서야 겨우 잉ㅂ구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잠깐 쉬면서 신발끈도 다시 묶고 만단의 준비를 갖춘다음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산길에 접어드니 눈이 많이 쌓여 있어 길도 협소하고 미끄러워서 주위하여 걸어야 했다. 조금만 잘못하면 넘어질 수 있으니 안전에 유의하면서 걸음을 옮겼다.
윗세오름은 풍경이 아름답지만 반면에 오르는 길은 매우 가파로워 눈길에는 위험 요소가 더 많았다.그래서 인지 오르는 시간이 좀 더 걸리는 것 같다.
나는 사진 찍기를 좋아하니 힘들거나 숨이 차오르면 잠시 멈춰서서 사진을 찍는다. 그러면 휴식도 되고 멋진 사진도 건질수가 있어서 일석이조이다.
이렇게 오르다보니 드디어 전망이 확 트이는 곳까지 올랐는데 내가 생각했던 풍경이 아니어서 몹시 실망했다. 오늘은 해가 비치면서 눈이 얼마나 빨리 녹아 버렸는지 내가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던 그런 풍경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여기 까지 올라와서 그냥 되돌아 가기는 아쉬워 그냥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좀 더 올라 멀리 한라산이 바라보이는 곳 까지 가니 그래도 여기는 눈이 좀 많이 쌓여 있어서 그나마 눈이 쌓인 사진을 건질 수가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풍경이 아니어서 몹시 아쉽지만 어쩔 수가 없다. 다음번에 새벽 일찌기 오던가 아니면 눈오는 날에 와봐야 겠다.
휴게소 까지 끝까지 가보았지만 내가 생각했던 사진은 끝내 건지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이번 산행은 실망이 더 큰 산행이다. 그러나 아직 겨울이 시작이니까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왔다.